1모듈에서 정리 결과가 들쭉날쭉했던 건 에이전트가 멍청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부탁을 대충 했기 때문이다. 좋은 지시문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네 칸을 채우는 습관이다. 그 네 칸을 채우고, 한 번 쓴 부탁을 다시 쓰는 법까지.
Lesson 05
에이전트에게 일 시키는 법
새로 온 신입에게 “알아서 보고서 좀”이라고만 던지면 엉뚱한 게 나온다. 에이전트도 똑같다. 결과가 흔들렸다면 대개 부탁이 흔들린 것이다.
좋은 부탁에는 빠지지 않는 네 칸이 있다. 지시, 맥락, 예시, 형식이다.
1모듈에서 “알아서 다 정리해줘”라고 했을 때 결과가 제멋대로였던 걸 기억할 것이다. 폴더 이름을 구체적으로 적자 결과가 일정해졌다. 그게 바로 부탁을 다듬는 일의 위력이다.
이 네 칸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다. 사람에게 일을 맡길 때 우리가 이미 무의식적으로 챙기는 것들을, 빠뜨리지 않게 적어 둔 체크리스트에 가깝다.
그림 1. 좋은 프롬프트를 떠받치는 네 기둥. 하나라도 비면 결과가 기운다.
네 칸을 하나씩
지시는 무엇을 시킬지다. “정리해줘”가 아니라 “종류별 폴더로 나눠 옮겨줘”처럼, 동사가 분명해야 한다.
맥락은 왜 하는지, 누가 보는지다. “임원에게 갈 거라 길면 안 읽어” 한 줄이 들어가면 분량과 말투가 알아서 맞춰진다.
예시는 본보기 한 줄이다. 원하는 표 모양을 한 줄 보여 주는 게, 형식을 말로 열 줄 설명하는 것보다 정확하다.
형식은 받을 모양이다. 표인지 줄글인지, 몇 줄인지, 단위는 무엇인지. 미리 못 박을수록 결과가 일정하다.
지시 — 무엇을, 어떤 동사로 시킬지 분명히.
맥락 — 왜 하는지, 누가 읽는지까지.
예시 — 원하는 모양을 한 줄로 보여 주기.
형식 — 표/줄글·분량·단위를 미리 지정.
다섯 번째 습관 — 되묻게 하기
네 칸을 다 채워도 빠진 정보는 생긴다. 그럴 때 에이전트가 멋대로 추측하면 사고가 난다.
그래서 부탁 끝에 한 줄을 더 붙인다. “빠진 정보가 있으면 추측하지 말고 먼저 물어봐.” 이 한 줄이 엉뚱한 결과를 미리 막는다. 1모듈의 ‘계획 먼저’와 같은 결의 안전장치다.
붙여넣기 프롬프트 · 4요소 + 되묻기
[역할] 너는 우리 회사 주간 보고를 정리하는 비서야.
[맥락] 첨부 회의록 3개는 지난주 마케팅팀 기록, 받는 사람은 임원이야. 길면 안 읽어.
[지시] "결정된 사항"과 "다음 주 할 일"만 뽑아 한 장 요약으로 만들어줘.
[형식] 결정사항 5줄 이내 + 할 일은 "담당자 — 할 일 — 기한" 표로.
빠진 정보가 있으면 추측하지 말고 먼저 나한테 물어봐.
목표: “부탁을 다듬으면 결과가 바뀐다”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 차이를 느끼면 다음부터 자연히 네 칸을 챙기게 된다.
한 문장 요약
결과가 흔들리면, 멍청한 건 에이전트가 아니라 비어 있는 칸이다.
지시·맥락·예시·형식 네 칸을 채우고, “모르면 물어봐”를 덧붙인다. 이 습관 하나가 들쭉날쭉을 일정함으로 바꾼다.
Lesson 06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초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에 겁먹지 말자. 코드를 짜는 게 아니라, 부탁을 더 잘 짜는 세 가지 기술일 뿐이다.
역할을 정해 주고, 큰 일을 단계로 쪼개고, 받을 형식을 미리 박는다. 이게 전부다.
① 역할 지정 — 첫 줄에 “너는 ~야”
같은 글을 정리시켜도 “너는 꼼꼼한 회계 담당자야”와 “너는 카피라이터야”는 다른 결과를 낸다. 역할 한 줄이 말투와 판단 기준을 통째로 바꾼다.
막연히 잘해 달라고 하는 대신, 어떤 사람으로서 일해 달라고 하면 기준이 또렷해진다.
② 단계 분해 — 한 번에 다 시키지 않기
복잡한 일을 “전부 해줘”라고 한 번에 던지면 중간 어딘가가 빠진다. 사람도 그렇듯, 큰 일은 쪼개야 한다.
“1) 컬럼만 뽑아 보여줘 → 2) 맞으면 합산 → 3) 확인하면 저장”처럼 끊어서 시키면, 틀려도 그 단계만 다시 하면 된다. 1모듈의 ‘계획 먼저’ 리듬을 작업 전체에 적용한 셈이다.
③ 출력 형식 — 받을 모양을 미리 못 박기
결과 형식을 비워 두면 매번 다른 모양이 온다. 컬럼, 줄 수, 숫자 단위, 인사말 유무까지 정해 주면 결과가 일정해진다.
claude — 매출 정리
❯ 이 일을 한 번에 하지 말고 단계별로, 끝날 때마다 멈춰서 보여줘
1) csv 3개의 컬럼 목록만 뽑아줘 (아직 합치지 마)
# 1단계만 수행하고 멈춤✓ 컬럼: 주문번호 · 날짜 · 금액 · 지역
→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맞아"라고 답해주세요❯ 맞아. 이제 월 기준 합산, 결과는 표로만(설명 없이)
✓ 월 / 매출 / 전월대비(%) 표 출력
그림 2. 같은 일, 다른 부탁. 왼쪽 막연한 한 줄은 결과가 매번 다르고, 오른쪽 네 칸을 채운 부탁은 결과가 가지런하다.
세 기술의 공통점
역할·단계·형식은 따로 노는 기교가 아니다. 모두 에이전트가 추측할 여지를 줄이는 한 가지 목적을 향한다. 추측이 줄면 결과가 일정해진다.
붙여넣기 프롬프트 · 단계 분해 + 형식 고정
이 일을 한 번에 하지 말고 아래 순서대로, 각 단계가 끝나면 멈춰서 보여줘.
1) 먼저 csv 3개의 컬럼 목록만 뽑아줘 (아직 합치지 마)
2) 내가 "맞아"라고 하면 월 기준으로 합산해줘
3) 결과를 표로 보여주고, 확인하면 xlsx로 저장해줘
결과 표는 "월 / 매출 / 전월대비(%)" 형식, 숫자는 천 단위 콤마로만.
이번엔 첫 줄에 “너는 초등학생도 알아듣게 설명하는 선생님이야”를 붙여 같은 일을 시킨다.
역할 한 줄이 말투와 난이도를 어떻게 바꿨는지 비교한다.
목표: 역할·단계·형식 세 손잡이를 손에 익히는 것. 세 개만 돌릴 줄 알면 웬만한 부탁은 다 길들일 수 있다.
한 문장 요약
엔지니어링이라 부르지만, 결국 추측의 여지를 줄이는 일이다.
역할로 기준을 세우고, 단계로 사고를 막고, 형식으로 모양을 고정한다. 세 손잡이를 돌릴수록 결과는 예측 가능해진다.
Lesson 07
프롬프트 라이브러리 만들기
좋은 부탁을 한 번 만들었다면, 다음에 또 처음부터 짜는 건 낭비다. 잘 드는 부탁은 버리지 말고 모아 둔다.
법인카드 영수증을 매번 새로 쓰지 않듯, 잘 통한 프롬프트는 파일로 저장해 두고 다시 꺼내 쓴다.
실제로 이 교재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prompts/ 폴더 아래 모듈별로 잘 통한 부탁을 .md 파일로 모아 둔 게 바로 프롬프트 라이브러리다.
왜 모아 두는가
같은 종류의 일은 반복된다. 주간 보고 요약, 파일 정리, 회의록 정리 — 이런 일은 한 달에도 여러 번 온다.
그때마다 부탁을 새로 짜면, 어제 잘됐던 그 표현이 오늘은 기억나지 않는다. 결과도 다시 들쭉날쭉해진다. 저장해 두면 어제의 품질을 오늘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어떻게 저장하는가
거창한 도구가 필요 없다. 메모장 파일 하나면 시작이다.
폴더를 하나 판다예: 내-프롬프트 폴더. 그 아래 “보고서”, “정리”, “글쓰기” 식으로 용도별 칸을 나눈다.
잘 통한 부탁을 파일로 저장한다제목 한 줄 + 프롬프트 본문 + “언제 쓰는지” 한 줄. 이 셋이면 충분하다.
빈칸을 남겨 둔다매번 바뀌는 부분(대상 폴더, 받는 사람)은 [ ]로 비워 두면 다음에 채워 쓰기 쉽다.
쓰면서 다듬는다다음에 더 잘된 표현을 찾으면 그 파일을 고친다. 라이브러리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자라는 것이다.
파일 형식은 이 교재를 그대로 따라 해도 된다
이 교재의 prompts/m02/05-역할과-맥락-지정.md를 한번 열어 보자. 제목 · 코드블록(프롬프트) · 핵심 포인트 세 부분으로 된 단순한 구조다. 이 틀을 그대로 베껴 자기 부탁을 채우면, 그게 곧 나만의 라이브러리 한 칸이 된다.
실습 07
첫 프롬프트 카드 한 장 만들기
이번 주에 가장 자주 한 부탁 하나를 떠올린다(예: 메일 정중하게 다듬기).
레슨 5~6에서 배운 4요소로 그 부탁을 한 번 잘 짠다.
내-프롬프트 폴더에 메일-다듬기.md로 저장한다 — 제목, 프롬프트, “언제 쓰는지” 한 줄을 적어서.
목표: 라이브러리의 첫 칸을 채우는 것. 한 장이 생기면 두 장은 쉽다. 반복되는 일이 쌓일수록 라이브러리의 값이 커진다.
한 문장 요약
잘 든 부탁은 두 번 짜지 않는다 — 모아 두고 다시 꺼낸다.
폴더 하나, 파일 하나로 시작한다. 라이브러리가 쌓이면 어제의 품질을 오늘 그대로 재현하게 된다. 같은 부탁을 자꾸 반복하게 되면, 그게 다음 모듈에서 다룰 ‘스킬화’의 신호다.
Lesson 08
한글 윤문 자동화 — AI 티 제거
AI가 쓴 글은 어딘가 어색하다. 틀린 말은 아닌데, 사람이 쓴 글 같지가 않다. 이 ‘AI 티’를 걷어내는 것도 결국 프롬프트로 시킬 수 있다.
핵심은 내용을 바꾸지 않으면서 문체만 손보게 하는 것이다.
AI 티는 왜 나는가
AI가 쓴 한글에는 반복되는 버릇이 있다. 알아 두면 잡아내기 쉽다.
번역투 — “~할 수 있습니다”, “~에 대해” 같은 영어 직역체가 자주 끼어든다.
기계적 병렬 — 모든 문장 길이가 비슷하고, 리듬이 균일해 읽기 단조롭다.
접속사·부사 남발 — “또한”, “뿐만 아니라”, “단순히”가 문단마다 반복된다.
이모지·불릿 과다 — 안 써도 될 자리에 장식이 들어간다.
이 버릇들을 “이런 걸 고쳐 줘”라고 콕 집어 시키면, AI는 자기 버릇을 의외로 잘 지운다.
가장 중요한 한 줄 — “내용은 건드리지 마”
윤문을 시킬 때 가장 흔한 사고는, AI가 문체를 고치면서 내용까지 슬쩍 바꾸거나 없는 말을 보태는 것이다.
그래서 부탁에 못을 박는다. “뜻과 정보는 한 글자도 바꾸지 말고, 문장 표현과 리듬만 자연스럽게 고쳐 줘.” 이 한 줄이 윤문을 안전하게 만든다. 1모듈의 ‘되돌리기’, 5모듈의 ‘되묻기’와 같은 안전장치 계열이다.
전용 도구도 있다
이런 한글 윤문을 묶어 둔 전용 스킬(예: humanize-korean)을 쓰면, 매번 긴 부탁을 적지 않고 한 번에 호출할 수 있다. 반복되는 윤문 작업을 스킬로 굳히는 방식은 다음 모듈에서 본격적으로 다룬다.
붙여넣기 프롬프트 · AI 티 제거 윤문
아래 글을 사람이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듬어줘.
- 뜻과 정보는 한 글자도 바꾸지 마. 표현·문장 리듬만 고쳐.
- 번역투("~할 수 있습니다", "~에 대해")를 우리말답게 풀어줘
- "또한 / 뿐만 아니라 / 단순히" 같은 군더더기는 빼줘
- 문장 길이를 일부러 들쭉날쭉하게 섞어 단조로움을 없애줘
- 불필요한 이모지·불릿은 빼고, 줄글이 어울리면 줄글로
바꾼 뒤, 어떤 부분을 왜 고쳤는지 3줄로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