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모듈에서 배운 코워크·프롬프트·데이터·하네스·멀티에이전트를 한 프로젝트로 묶어 끝까지 돌려본다. 그 결과를 매일 돌아가는 운영 상태로 넘기고, 1번에서 던졌던 질문 — “에이전트란 무엇인가”로 다시 돌아와 과정을 닫는다.
Lesson 68
통합 미니프로젝트 — 기획부터 구축까지
지금까지는 모듈마다 도구를 하나씩 따로 만져봤다. 이번엔 그 도구들을 한 줄에 꿰어, 시작부터 끝까지 혼자 굴러가는 작은 프로젝트 하나를 직접 세운다.
배움은 부품을 모은다고 끝나지 않는다. 부품이 맞물려 한 번 돌아가는 걸 봐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좋은 통합 프로젝트는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작고 지겨운 일일수록 낫다. 매주 손으로 하던 반복 업무 하나를 골라, 에이전트에게 통째로 넘기는 것 — 그게 이 모듈의 과제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다. 매주 흩어진 자료를 모아 요약 리포트로 묶기, 받은 문의 메일을 분류해 답변 초안까지 만들기, 경쟁사 소식을 검색해 한 페이지로 정리하기. 하나같이 작지만, 안에는 이 과정에서 배운 거의 모든 게 들어 있다.
한 프로젝트에 다섯 모듈이 들어온다
미니프로젝트 하나를 세우는 동안, 앞 모듈들이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는다. 따로 외운 지식이 아니라 손에 쥔 도구로 바뀌는 순간이다.
코워크·코드(1모듈). 어떤 작업대에서 시킬지 먼저 정한다. 눈으로 보며 다듬을 일이면 코워크, 반복 자동화면 코드로 옮긴다.
프롬프트·스킬(2~3모듈). 매번 다시 쓰지 않게, 반복하는 지시는 스킬로 한 번 굳혀 둔다.
데이터(4~5모듈). 자료를 어디서 모으고, 믿을 만한지 어떻게 거르고, 어떤 형태로 정리할지 정한다.
하네스·기억(7~8모듈). 프로젝트 규칙을 CLAUDE.md에 적어, 매번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다.
멀티에이전트(11모듈). 일이 커지면 ‘모으는 에이전트’와 ‘쓰는 에이전트’로 역할을 나눠 맡긴다.
그림 1. 전체 워크플로우 지도. 코워크로 손맛을 익히고 → 프롬프트·스킬로 일을 굳히고 → 데이터로 채우고 → 하네스로 규칙을 세우고 → 멀티에이전트로 키워 → 배포로 내보낸다. 미니프로젝트는 이 흐름을 작게 한 바퀴 도는 일이다.
먼저 기획, 그다음 구축
곧바로 “만들어줘”라고 하면 1모듈에서 배운 실수로 되돌아간다. 작업대에 앉히기 전에, 무엇을 만들지 한 페이지로 먼저 정리한다.
한 문장으로 목표 적기“무엇을, 누구를 위해, 얼마나 자주” 한 문장이면 된다. 예: “매주 월요일, 지난주 업계 뉴스를 한 페이지 요약으로 만든다.”
입력과 출력 정하기무엇이 들어오고(검색어·폴더·메일함) 무엇이 나가는지(파일 이름·형식·저장 위치)를 못 박는다. 여기가 흐릿하면 결과도 흐릿하다.
성공 기준 한 줄“사람이 5분 손보면 바로 보낼 수 있는 수준”처럼, 완성을 판단할 선을 미리 그어 둔다.
한 바퀴 돌려보기전체를 한 번 끝까지 굴린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끝까지 도는가’를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에 다듬는다.
붙여넣기 프롬프트 · 미니프로젝트 기획서 한 장
내가 매주 반복하는 업무 하나를 에이전트에게 넘기려고 해.
아래 빈칸을 채운 "한 페이지 기획서"를 같이 만들어줘.
- 목표(한 문장): _______
- 입력: 어떤 자료가 어디서 들어오나 _______
- 출력: 무엇을, 어떤 파일명/형식으로, 어디에 저장 _______
- 성공 기준(한 줄): _______
- 쓸 도구: 코워크/코드 중 무엇, 스킬은 무엇
기획서를 먼저 보여주고, 내가 "구축 시작"이라고 하면
그때 1단계부터 만들기 시작해.
목표: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기획 → 구축 → 한 바퀴’가 끝까지 도는 경험. 이 한 바퀴가 다음 레슨의 운영화로 이어진다.
한 문장 요약
부품을 모았다고 기계가 도는 건 아니다. 한 번 끝까지 돌려봐야 내 것이 된다.
작은 반복 업무 하나를 골라 기획서 한 장으로 묶고, 끝까지 한 바퀴 굴리는 것 — 그게 이 과정 전체를 손에 쥐는 가장 빠른 길이다.
Lesson 69
배포·운영화 — 한 번 돌고 끝나지 않게
한 번 잘 돈 프로젝트와, 매주 알아서 도는 프로젝트는 다른 물건이다. 내 손이 닿아야만 움직이는 것을, 손을 떼도 굴러가게 만드는 일 — 그게 운영화다.
만드는 건 하루지만, 운영은 매주다. 진짜 가치는 두 번째 주부터 나온다.
‘배포’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리지만, 핵심은 단순하다. 다음에 또 쓸 수 있게, 그리고 나 없이도 돌 수 있게 만드는 것. 6모듈에서 웹앱을 버셀로 내보냈던 것도 같은 발상이었다.
운영화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잘 돌던 게 조용히 망가지는 것’이다. 입력 자료의 형식이 바뀌거나, 외부 사이트가 막히거나, 결과가 슬그머니 이상해진다. 그래서 운영화의 절반은 만드는 일이 아니라 지켜보는 장치를 다는 일이다.
운영으로 넘기는 네 가지 장치
반복실행을 고정스킬·슬래시 명령으로 매번 같은 절차를 한 번에
자동때를 정해두기정해진 시각·조건에 알아서 시작하게
감시이상을 알림결과가 비거나 어긋나면 사람에게 신호
기록남기고 되짚기무엇을 언제 했는지 로그로 남겨 추적
네 장치를 한 번에 다 갖출 필요는 없다. 처음엔 ‘실행 고정’과 ‘기록’만으로 충분하다. 나머지는 프로젝트가 실제로 매주 쓰이기 시작한 다음에 붙여도 늦지 않다.
손을 떼기 전 점검표
운영으로 넘기기 직전, 9모듈의 권한·안전 감각을 한 번 더 꺼낸다. 자동으로 도는 일일수록 안전벨트가 더 중요하다.
되돌릴 수 있나. 잘못 돌았을 때 원상복구할 방법이 있는가. 자동 실행 전 백업이 떠지는가.
위험한 작업은 막혔나. 삭제·덮어쓰기·외부 전송은 자동으로 풀어주지 않는다. 사람 승인 단계를 남겨 둔다.
실패가 보이나. 조용히 망가지지 않게, 결과가 이상하면 바로 알림이 오는가.
다음 사람이 이해하나. 내가 아닌 동료가 봐도 무슨 프로젝트인지 CLAUDE.md와 README만 보고 알 수 있는가.
자주 하는 실수
“자동으로 돌게 했으니 이제 신경 안 써도 되겠지”가 가장 위험하다. 자동화는 사람을 일에서 빼는 게 아니라, 사람의 역할을 ‘실행’에서 ‘감독’으로 옮기는 것이다. 가끔 결과를 들여다보는 습관까지가 운영화에 포함된다.
붙여넣기 프롬프트 · 운영화 점검 + 실행 고정
방금 만든 이 프로젝트를 매주 반복해서 쓰려고 해.
운영으로 넘기기 전에 아래를 점검해서 표로 정리해줘.
1) 이 절차를 한 번에 부르는 스킬/슬래시 명령으로 묶어줘
2) 잘못 돌았을 때 되돌리는 방법을 적어줘
3) 삭제·외부 전송처럼 위험한 단계는 사람 승인을 받게 남겨둬
4) 실행할 때마다 무엇을 했는지 로그로 남겨줘
위 네 가지가 빠짐없이 들어갔는지 마지막에 체크리스트로 확인시켜줘.
이 흐름은 다 외울 필요 없다. 막힐 때 “지금 나는 어느 단계에 있나”를 짚는 지도로만 쓰면 된다.
내 업무에 적용하는 4단계
과정을 끝낸 뒤가 진짜 시작이다. 배운 걸 내 일에 옮기는 데는 거창한 계획보다 단순한 네 걸음이 낫다.
그림 2. 내 업무에 적용하는 4단계. 작은 일 하나를 골라 → 한 번 시켜보고 → 잘 되면 스킬로 굳히고 → 운영으로 넘긴다. 큰 자동화도 결국 이 네 걸음의 반복이다.
작은 일 하나 고르기매주 반복하지만 위험은 낮은 일부터. 첫 대상은 작을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
한 번 시켜보기계획 먼저, 실행 나중. 1모듈의 ‘부탁 → 계획 확인 → 진행’ 리듬을 그대로.
잘 되면 굳히기두 번 이상 쓸 것 같으면 스킬·슬래시 명령으로 한 번 굳혀 둔다.
운영으로 넘기기되돌리기·승인·로그를 달아 손을 떼도 도는 상태로 만든다.
여기서 더 멀리 가려면
이 교재는 출발선이지 결승선이 아니다. 더 나아가고 싶다면 길은 세 갈래쯤이다.
넓히기
지금 만든 미니프로젝트를 다른 업무로 복제한다. 같은 4단계를 다른 일에 반복하면 자동화가 쌓인다.
깊이기
코워크에서 클로드 코드로 무대를 옮겨, 하네스와 멀티에이전트를 더 본격적으로 짠다.
나누기
내가 만든 스킬·프롬프트를 동료에게 넘긴다. 한 사람의 자동화가 팀의 도구가 되는 순간 가치가 몇 배가 된다.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
모델은 더 똑똑해지고 도구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익힌 원리 — 목표를 또렷이 정하고, 계획을 먼저 보고, 되돌릴 수 있게 해두고, 잘 된 건 굳혀 운영으로 넘긴다 — 는 도구가 바뀌어도 그대로 남는다. 새 도구가 나오면, 이 원리 위에 얹기만 하면 된다.
과정 전체 마무리
에이전트는 ‘답하는 도구’가 아니라 ‘일을 맡기는 동료’다. 이제 당신은 그 동료에게 일을 맡길 줄 안다.
1번에서 정의로 만난 에이전트를, 70번에 이르러 직접 기획·구축·운영해봤다. 남은 건 단 하나, 내일 아침 진짜 내 일 하나를 골라 시켜보는 것이다. 시작하면, 나머지는 이미 당신이 다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