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든 시장 조사든, 진짜 일은 자료를 모으는 데서 시작한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모을지 먼저 설계하고, 에이전트에게 실제로 긁어오게 시킨 다음, 쏟아진 자료를 쓸 수 있게 정제하는 데까지. 모으는 일도 ‘맡길 수 있다’는 걸 손으로 확인한다.
Lesson 13
자료 수집 워크플로우 설계
“시장 자료 좀 모아줘”라고만 던지면 에이전트는 아무거나 그럴듯한 걸 한 무더기 가져온다. 모으기 전에 정해야 할 건 딱 세 가지다 —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수집의 품질은 검색 실력이 아니라 설계에서 갈린다.
자료를 직접 찾아본 사람은 안다. 시간을 잡아먹는 건 ‘찾기’가 아니라 ‘뭘 찾을지 정하기’다. 범위가 흐릿하면 백 개를 모아도 정작 쓸 게 없다.
에이전트도 똑같다. 오히려 더하다. 사람은 어중간한 자료를 보면 “이건 아닌데” 하고 버리지만, 에이전트는 시킨 대로 다 담아 온다. 그래서 ‘무엇을 모을지’를 사람이 먼저 못 박아야 한다.
모으기 전에 정하는 세 가지
수집을 시키기 전에 아래 세 칸을 채운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세 칸이 곧 수집 지시문의 뼈대가 된다.
무엇을(What). 모을 대상을 한 문장으로. “경쟁사 5곳의 가격 정책” 처럼 범위와 개수가 잡혀 있어야 한다. “관련 자료”는 범위가 아니다.
어디서(Where). 출처의 종류를 정한다. 공식 사이트만? 뉴스 기사도? 논문까지? 출처를 안 정하면 신뢰도가 들쭉날쭉해진다.
어떻게(How). 모은 걸 어떤 모양으로 받을지. 표 한 장? 항목별 요약? 출처 링크는 반드시 함께. 출력 형태를 미리 정하면 다음 정제 단계가 편해진다.
그림 1. 자료 수집 워크플로우. 정의 → 수집 → 정제 → 저장. 첫 칸(정의)에서 대충 잡으면 뒤 세 칸이 전부 흔들린다.
출처를 정한다는 것
같은 ‘자료’라도 어디서 왔느냐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회사 공식 발표와 익명 게시판 글을 똑같이 다루면, 모은 자료 전체가 못 미덥게 된다.
그래서 수집을 설계할 때 출처의 ‘급’을 미리 나눠 둔다. 1차 자료(원문·공식 발표·통계 원본)를 우선하고, 2차 자료(기사·요약·블로그)는 보조로, 출처 불명은 아예 거른다. 이 기준을 지시문에 한 줄 박아두면 수집 결과의 신뢰도가 한결 고르게 나온다.
그림 2. 출처 신뢰도 분류. 1차 자료를 우선, 2차 자료는 보조, 미확인은 배제. 이 기준을 지시문에 넣어 두면 결과가 고르게 나온다.
1차 자료
원본·공식 발표·통계 원자료. 가공되지 않은 출처. 가장 믿을 만하다.
2차 자료
1차 자료를 해석·요약한 것. 기사·리포트·블로그. 보조로 쓰되 출처를 따져본다.
수집 범위
무엇을·어디서·얼마나 모을지의 경계. 흐릿하면 자료가 쏟아져도 쓸 게 없다.
한 문장 요약
수집은 ‘찾기’가 아니라 ‘무엇을 찾을지 정하기’에서 갈린다.
무엇을·어디서·어떻게 — 이 세 칸을 먼저 채우면, 에이전트가 가져오는 자료의 절반은 이미 쓸 만해진다. 다음 레슨에서 이 설계를 그대로 지시문으로 옮긴다.
Lesson 14
에이전트에게 자료 수집 시키기
앞에서 짠 설계(무엇을·어디서·어떻게)를 그대로 문장으로 옮기면 그게 수집 지시문이다. 이제 에이전트가 직접 검색하고 읽고 표로 정리해 온다.
핵심은 “찾아줘”가 아니라 “이 모양으로 찾아줘”라고 말하는 것이다.
막연히 “경쟁사 조사해줘”라고 하면 어디까지가 끝인지 에이전트도 모른다. 대상 개수, 모을 항목, 출처 기준, 출력 형태를 박아두면 그 순간 작업의 윤곽이 잡힌다.
특히 출처 링크를 함께 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링크가 없으면 나중에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고, 그러면 모은 자료를 결국 못 쓴다. “항목마다 출처 URL을 붙여라”는 한 줄이 자료를 ‘검증 가능한 것’으로 만든다.
cowork — 시장조사
❯ 국내 협업툴 5곳의 요금제를 표로 정리해줘. 항목마다 공식 출처 링크 필수.
# 에이전트가 스스로 한 일✓ 각 제품 공식 요금 페이지 5곳 검색·열람
✓ 무료/유료 구간, 1인당 월요금, 핵심 제한 항목 추출
✓ 출처 URL 확인 안 된 1건은 “미확인”으로 표시
✓협업툴_요금비교.md 표로 저장
한 번에 다 시키지 말 것
대상이 많으면 한 번에 “50개 다 모아줘”라고 하기보다, 먼저 3~5개로 작게 시켜 결과 모양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1모듈에서 익힌 ‘계획 먼저’ 리듬이 여기서도 똑같이 통한다.
작은 표본의 형식이 맘에 들면, 그 형식 그대로 “나머지도 같은 양식으로 채워줘”라고 확장하면 된다. 처음부터 전량을 시켰다가 양식이 어긋나면, 50개를 통째로 다시 받아야 한다.
표본부터전체 대상 중 3~5개만 먼저 수집시킨다. 출처 링크와 출력 형식이 의도대로 나오는지 확인한다.
양식 확정“출처는 회사 공식 페이지만”, “요금은 월 단위로 통일” 같은 규칙을 표본을 보며 다듬는다.
확장확정한 양식 그대로 나머지 대상에 적용시킨다. “같은 표에 이어서 채워줘.”
구멍 표시못 찾은 항목은 비워두지 말고 “미확인”으로 표시하게 한다. 빈칸은 나중에 ‘0’과 헷갈린다.
붙여넣기 프롬프트 · 자료 수집 기본
다음 대상의 자료를 모아 표로 정리해줘.
- 대상: [예: 국내 협업툴 5곳]
- 모을 항목: [예: 무료 구간 / 1인당 월요금 / 핵심 제한]
- 출처: 각 회사 공식 페이지를 우선, 항목마다 출처 URL을 반드시 붙여줘
- 공식 출처로 확인 안 된 값은 비워두지 말고 "미확인"으로 표시해줘
- 먼저 3개만 채운 표본을 보여주고, 내가 "진행"이라고 하면 나머지를 같은 양식으로 채워줘
“최신 자료로”라고만 하면 에이전트는 ‘최신’의 기준을 제멋대로 잡는다. “2024년 이후”, “지난 6개월”처럼 날짜 범위를 숫자로 박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많이 모아줘”보다 “정확히 N개”가 결과를 일정하게 만든다.
실습 14
관심 주제 5건 수집하기
평소 궁금했던 비교 주제를 하나 고른다(예: 전기차 보조금, 노트북 5종, 동네 카페 메뉴).
위 프롬프트의 대괄호를 채워 붙여넣고, 먼저 ‘3개 표본’을 받는다.
출처 링크가 진짜 열리는지 한두 개 직접 눌러본다 — 여기서 환각을 잡는다.
양식이 맘에 들면 “진행”. 나머지를 같은 표에 채우게 한다.
목표: ‘출처 링크를 직접 눌러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모은 자료는 검증해야 비로소 자료가 된다.
한 문장 요약
“찾아줘”가 아니라 “이 양식으로, 출처와 함께 찾아줘”.
대상·항목·출처·형식을 박고 표본부터 확인하면, 수집은 한 번에 쓸 만하게 끝난다. 단, 가져온 자료가 곧장 쓸 수 있는 상태인 경우는 드물다 — 그래서 정제가 남는다.
Lesson 15
수집한 자료 정제하고 정리하기
막 모아온 자료는 책상 위에 쏟아 놓은 영수증 더미와 같다. 중복이 섞이고, 단위가 제각각이고, 빈칸이 군데군데 비어 있다. 쓸 수 있게 만드는 마지막 손질이 정제다.
수집이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정제다.
모으는 데까지만 하고 멈추면, 결국 그 더미를 사람이 손으로 다시 다듬게 된다. 그러면 자동화한 보람이 사라진다. 정제까지 에이전트에게 맡겨야 ‘자료 수집’이 한 흐름으로 완성된다.
다행히 정제는 규칙이 또렷한 일이라 에이전트가 잘한다. 사람이 할 일은 ‘어떤 모양이 깨끗한 것인가’를 정해 주는 것뿐이다.
정제의 세 가지 손질
중복 제거. 같은 항목이 출처만 다르게 두 번 들어온 경우를 합친다. “이름과 값이 같으면 하나로 묶고, 출처는 모두 남겨줘.”
표준화. 단위·표기·날짜 형식을 하나로 맞춘다. “요금은 월 단위 원화로, 날짜는 YYYY-MM-DD로 통일.” 이게 안 되면 나중에 비교·정렬이 안 된다.
결측 표시. 빈칸을 “미확인”으로 채우고, 왜 비었는지 한 줄 메모를 남긴다. 빈 곳을 드러내야 다음에 무엇을 더 찾을지 보인다.
cowork — 정제
❯ 방금 만든 요금표를 정제해줘. 중복은 합치고 단위는 통일.
# 에이전트가 스스로 한 일✓ 동일 제품 중복 행 3건 병합(출처는 모두 보존)
✓ 요금 단위를 월/원화로 통일, “연 12만원” → “월 1만원”
✓ 빈칸 2곳을 미확인으로 표시 + 사유 메모
✓협업툴_요금비교_정제.md 로 저장(원본은 보존)
원본은 건드리지 않는다
정제는 항상 사본에 한다. 원본 파일은 그대로 두고 “정제본을 따로 저장해줘”라고 시킨다. 정제 규칙을 잘못 줬을 때 원본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1모듈에서 배운 ‘되돌릴 수 있는 상태’가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저장은 ‘다시 찾을 수 있게’
정제한 자료를 어디에 어떻게 두느냐도 정제의 일부다. 파일 하나에 다 몰아넣으면 나중에 못 찾는다. 주제별 폴더, 날짜가 들어간 파일명, 맨 위에 ‘무엇을·언제·어디서 모았는지’ 적은 메모 한 줄 — 이 세 가지면 반년 뒤의 나도 자료를 다시 꺼내 쓸 수 있다.
붙여넣기 프롬프트 · 정제와 저장
방금 모은 자료를 정제해줘. 원본은 그대로 두고 정제본을 따로 저장해.
- 중복: 이름과 핵심 값이 같으면 한 줄로 합치고, 출처는 모두 남겨줘
- 표준화: 단위(요금=월/원화), 날짜(YYYY-MM-DD)를 통일해줘
- 결측: 빈칸은 "미확인"으로 채우고, 왜 비었는지 한 줄 메모를 붙여줘
- 저장: 맨 위에 "무엇을·언제·어디서 모았는지" 한 줄 요약을 넣고,
파일명에 오늘 날짜를 붙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