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가 챗봇과 무엇이 다른지부터, 코워크를 열어 어질러진 폴더를 직접 정리시키고 그 결과를 안전하게 되돌리는 데까지. 손으로 한 번 시켜보면 나머지 열다섯 모듈이 쉬워진다.
Lesson 01
에이전트의 정의와 역사
챗봇에게 “보고서 쓰는 법을 알려줘”라고 하면 방법을 설명해 준다. 에이전트에게 같은 말을 하면, 자료를 찾아 읽고 초안을 쓰고 파일로 저장한 뒤 “다 됐습니다”라고 답한다.
둘을 가르는 건 똑똑함이 아니다. 일을 끝까지 처리하는가이다.
우리가 지난 몇 년간 익숙해진 AI는 대부분 ‘답하는 기계’였다. 질문을 넣으면 답이 나오고, 거기서 대화는 끝난다. 쓸모는 있지만 결국 옆에서 조언하는 사람에 가깝다.
실제로 손을 움직여 파일을 옮기고 메일을 보내고 코드를 고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다. 에이전트는 이 구도를 뒤집는다.
에이전트는 목표를 받으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쪼갠다. 필요한 도구를 골라 쓰고, 결과를 확인한 다음, 부족하면 다시 시도한다. 한마디로 관찰하고 · 판단하고 · 행동하는 일을 반복하는 루프다. 이 반복이 “설명해 주는 AI”와 “일을 마치는 AI”를 가른다.
그림 1. 챗봇은 답을 주고 멈춘다. 에이전트는 관찰 → 판단 → 행동의 루프를 돌며 일을 끝낸다.
여기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
에이전트라는 발상 자체는 오래됐다. 다만 ‘쓸 만한’ 에이전트가 등장한 건 최근의 일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모든 규칙을 손으로 박아 넣는 규칙 기반 프로그램이 있었다. 정해진 길만 갈 수 있어서, 예상 밖의 상황에선 그대로 멈췄다.
이후 데이터로 패턴을 배우는 머신러닝이 자리 잡았고, 2020년대 들어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말귀를 알아듣는 두뇌’ 역할을 맡으면서 판이 바뀌었다.
결정적인 전환은 이 두뇌에게 도구를 쥐여 준 순간이었다. 검색하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코드를 실행하게 하자 비로소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능력이 가장 먼저 무르익은 분야가 다음 레슨에서 다룰 ‘코딩’이다.
에이전트의 구조 — 미리 보는 지도
에이전트는 두뇌 하나로 움직이지 않는다. 똑똑한 신입사원도 책상·전화기·업무수첩·업무절차가 없으면 일을 못 하는 것과 같다.
아래 해부도가 이 과정 전체의 기준 지도다. 가운데가 두뇌(모델), 양옆이 손이 되는 도구, 위가 노트가 되는 기억, 전체를 감싼 틀이 작업환경(뼈대)이다. 부품이 하나라도 빠지면 챗봇으로 퇴화한다. 이 그림은 7모듈에서 다시 자세히 펼친다.
그림 2. 에이전트 해부도. 두뇌(모델)에 도구·기억·뼈대를 달아 ‘일하는 에이전트’가 된다.
에이전트
목표를 받아 스스로 도구를 써서 끝까지 처리하는 AI. 답이 아니라 결과를 낸다.
루프(loop)
관찰 → 판단 → 행동을 목표 달성까지 반복하는 흐름. 에이전트의 심장.
도구(tool)
두뇌가 세상에 손을 뻗는 수단. 파일 조작, 검색, 코드 실행 등.
한 문장 요약
챗봇은 답을 주고 끝나지만, 에이전트는 일을 마치고 끝난다.
이 차이가 사소해 보여도, 업무에 적용하면 ‘조언받는 시간’이 ‘처리되는 시간’으로 바뀐다. 이 교재는 그 처리를 직접 시켜보는 데 집중한다.
Lesson 02
코딩 에이전트, 그리고 코드와 코워크
‘코딩 에이전트’라는 말에 겁먹을 필요 없다. 코드를 짜는 게 핵심이 아니라, 컴퓨터를 사람처럼 직접 만지는 게 핵심이다.
파일을 열고 고치고 실행하는 능력 — 그게 사실상 모든 사무 자동화의 관문이다.
왜 하필 ‘코딩’이 출발점일까. 컴퓨터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일은 결국 파일을 읽고, 무언가를 바꾸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행위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엑셀을 정리하든, 폴더를 분류하든, 자료를 모으든 마찬가지다.
코드를 다룰 줄 아는 에이전트는 이 ‘읽기 · 쓰기 · 실행’을 자유롭게 한다. 그래서 개발이 아닌 일반 업무까지 손을 뻗는다. 코딩 에이전트는 ‘개발자 전용 도구’가 아니라 컴퓨터에 일을 시키는 가장 일반적인 통로에 가깝다.
같은 두뇌(클로드 모델)를 쓰더라도, 그 두뇌를 어떤 작업대에 앉히느냐에 따라 경험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 교재에서 다루는 두 작업대가 클로드 코드와 클로드 코워크다.
클로드 코드 — 터미널 위의 강력한 작업대
클로드 코드는 터미널(검은 명령창)에서 돌아간다. 키보드로 지시하고, 그 결과가 글자로 흐른다.
화면은 투박하지만 그만큼 강력하고 유연하다. 개발자와 파워유저가 깊은 자동화를 짤 때 진가를 발휘한다. 생김새는 이렇다.
claude — 프로젝트 폴더
❯ 이 폴더의 csv 3개를 합쳐서 월별 매출 요약표를 만들어줘
# 클로드 코드가 스스로 한 일✓ sales_01.csv, sales_02.csv, sales_03.csv 읽음
✓ 월 기준으로 합산, 중복 주문번호 12건 제거
✓요약_월별매출.xlsx 저장 완료
❯ 좋아, 표 위에 합계 행도 추가해줘
✓ 합계 행 추가, 천 단위 콤마 적용
클로드 코워크 — 코딩 없이 컴퓨터에 일 시키기
클로드 코워크는 일반적인 데스크톱 앱처럼 생겼다. 정리할 폴더를 고르고, 채팅하듯 자연어로 부탁하면 된다. 터미널도, 명령어도 필요 없다.
코드를 한 줄도 몰라도 ‘컴퓨터에게 일 시키기’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입구가 코워크다. 그래서 이 교재는 코워크에서 손맛을 익힌 뒤, 더 깊은 자동화가 필요해질 때 클로드 코드로 넘어가는 순서를 따른다.
클로드 코드
터미널 기반. 유연하고 강력해 깊은 자동화에 적합. 개발자·파워유저 친화.
클로드 코워크
데스크톱 GUI. 파일 작업 중심으로 누구나 쉽게. 비개발자의 첫 도구.
공통점
같은 두뇌(클로드)를 쓴다. 작업대(인터페이스)만 다를 뿐, 본질은 같은 에이전트.
이 교재의 순서
1~6모듈은 대부분 코워크로 진행한다. 화면을 눈으로 보며 따라 하기 좋기 때문이다. 7모듈부터 클로드 코드로 무대를 옮겨 하네스·자동화 같은 깊은 주제로 들어간다.
한 문장 요약
두뇌는 같다. 우리는 작업대를 고르는 것뿐이다.
쉬운 작업대(코워크)에서 시작해, 필요해지면 강한 작업대(코드)로 옮긴다. 도구가 바뀌어도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긴다’는 원리는 그대로다.
Lesson 03
코워크로 파일 정리해보기
이론은 여기까지. 누구의 컴퓨터에나 하나쯤 있는 그 폴더 — 뭐가 들었는지 까먹은 다운로드 폴더를 열어, 손 하나 까딱 않고 정리시켜 보자.
첫 성공의 손맛이 이 교재 전체의 동력이 된다.
정리는 에이전트의 가장 정직한 첫 과제다. 결과가 눈에 바로 보이고, 잘못돼도 되돌리기 쉽다. 무엇보다 ‘자연어로 부탁하니 컴퓨터가 알아서 한다’는 감각을 처음으로 준다.
거창한 설정도 필요 없다. 폴더 하나와 한 문단의 부탁이면 된다.
코워크를 연다정리하고 싶은 폴더(예: 다운로드)를 작업 대상으로 지정한다. 처음이라면 빈 연습용 폴더에 잡다한 파일 몇 개를 복사해 두고 시작하면 마음이 편하다.
무엇을 원하는지 한 문단으로 적는다“종류별로 폴더를 나눠서 옮겨줘” 정도면 충분하다. 아래 프롬프트 카드를 그대로 붙여넣어도 된다.
‘계획’을 먼저 받는다곧바로 옮기게 하지 말고, 어떤 파일을 어디로 보낼지 목록부터 보여 달라고 한다. 이 한 단계가 사고를 막는다.
확인하고 ‘진행’목록이 맘에 들면 그때 실행시킨다. 결과 폴더를 열어 눈으로 확인하면 첫 실습 끝.
붙여넣기 프롬프트 · 파일 정리 기본
이 폴더를 정리해줘.
- 파일 종류(이미지/문서/압축/설치파일/기타)별로 하위 폴더를 만들어 옮겨줘
- 폴더 이름은 한글로: 이미지, 문서, 압축, 설치파일, 기타
- 옮기기 전에 어떤 파일을 어디로 보낼지 목록으로 먼저 보여주고,
내가 "진행"이라고 답하면 그때 옮겨줘
- 같은 이름이 충돌하면 덮어쓰지 말고 (1), (2)를 붙여줘